어제는 래퍼가 되겠다고 힙합 바지를 입고 다니더니, 오늘은 갑자기 공부해서 의사가 되겠다고 합니다. 그러다 내일은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라며 방문을 걸어 잠급니다. 종잡을 수 없는 자녀의 모습에 부모님들은 "도대체 쟤가 왜 저러나" 싶어 불안하고 답답하실 겁니다.흔히 '중2병'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심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발달 과업인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를 겪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20년 차 청소년 상담 전문가로서 말씀드리자면, 이 혼란은 아이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부모의 아이에서 '독립된 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필수적인 산통(産痛)입니다.오늘 포스팅에서는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의 이론을 바탕으로 청소년기 정체성 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많은 부모님이 자녀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애가 변했다"고 하소연합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중학교 1학년의 반항과 고등학교 2학년의 반항은 그 질감과 원인이 전혀 다릅니다. 청소년기는 약 10년에 걸친 긴 터널이며, 그 안에서도 뇌의 발달 상태와 심리적 과업이 시기별로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입니다.이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중학생 때 쓰던 훈육 방식을 고등학생에게 그대로 적용하거나, 반대로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자율성을 중학생에게 너무 일찍 부여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20년 차 청소년 상담 전문가로서, 오늘은 청소년기를 **초기(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각 발달단계의 특징을 분석하고, 부모님이 꼭 아셔야 할 시기별 상담 및 대처 포인트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1. 청소년 초기..
청소년 상담사로 20년을 일하면서 가장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은, 부모님들이 "우리 애는 착해서 그럴 리 없어요"라며 아이의 위험 신호를 애써 부정할 때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위험한 순간은 가장 조용하게 다가옵니다.자살 생각, 심각한 자해, 은둔, 가출 팸 등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아이들을 우리는 '고위험군 청소년'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위로를 넘어선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위기 개입(Crisis Intervention)'입니다.오늘 포스팅에서는 실제 상담 현장에서 있었던(신원 보호를 위해 각색된) 사례를 통해, 위기 개입이 어떻게 한 아이의 생명을 구했는지, 그리고 부모님이 놓치지 말아야 할 골든타임의 신호는 무엇인지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1. 고위험..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요." 상담실을 찾는 부모님들이 사춘기 자녀에 대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입니다. 물어보면 "몰라요"로 일관하거나 입을 꾹 다물어버리는 아이 앞에서, 말로 하는 상담은 벽에 부딪히기 쉽습니다.하지만 아이들이 말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청소년기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치는데 이를 언어로 표현할 어휘력과 전두엽 기능은 아직 미성숙한 상태입니다. 이때 억지로 말을 시키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우회로가 있습니다. 바로 '미술 치료'와 '놀이(모래) 치료'입니다.오늘 포스팅에서는 20년 임상 경험을 통해 확인한 비언어적 치료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한 그림 한 장, 모래 상자 속의 세계가 어떻게 아이의 닫힌 마음을 여..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상담을 받고 싶은데, 혹시 기록이 남아서 나중에 대학 갈 때나 취업할 때 불이익이 생길까 봐 겁나요."상담 현장에서 부모님들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 1위입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전문가를 찾아왔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선택이 아이의 앞길을 막는 '주홍글씨'가 될까 봐 전전긍긍하시는 마음, 너무나 잘 이해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신과 가면 보험 가입 안 된다더라", "생기부에 남는다더라" 하는 확인되지 않은 괴담들이 부모님의 불안을 부추기기 때문입니다.하지만 20년 차 전문가로서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우려하시는 '불이익'의 99%는 오해이며 거짓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심리 상담 기록에 대한 팩트 체크를 통해, 부모님의 불안을 깨끗하게 씻어드리겠습니다.1. 학교 상담(We..
자녀가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은 당장이라도 전문가를 찾아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들이 발목을 잡습니다. "상담 비용이 비싸지 않을까?", "혹시 정신과 기록이나 학교생활기록부에 남아서 아이 입시에 불리하지 않을까?"라는 걱정 때문입니다.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청소년을 위한 훌륭한 **무료 국가 상담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바로 학교 안의 **'Wee센터'**와 학교 밖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1388)'**입니다. 20년 차 상담 전문가로서 단언컨대, 이곳의 상담 선생님들은 사설 센터 못지않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오늘 포스팅에서는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은 없애고 아이의 비밀은 철저히 지켜주는 공공 상담 센터의 종류와 이용 방법, 그리고 가장 궁금해하시는 비용과 기록 ..
"너는 나중에 커서 뭐 하고 싶니?"라고 물으면 십중팔구 "몰라요", "그냥 돈 많은 백수요"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 갑니다. 남들은 벌써 의대 반이다 뭐다 앞서가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만 인생의 목표 없이 표류하는 것 같아 불안하기 때문입니다.하지만 20년 차 청소년 진로 상담 전문가로서 말씀드리자면, 청소년기에 꿈이 없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경험해 본 세상이 좁은데 하고 싶은 게 명확한 것이 오히려 드문 케이스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꿈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나침반'을 쥐여주는 것입니다. 그 가장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도구가 바로 '진로 심리 검사'입니다.오늘 포스팅에서는 막막한 진로 탐색의 첫걸음이 되어줄 대표적인..
시험에서 98점을 받아왔는데 칭찬은커녕 "그거 하나를 왜 실수했니?"라며 펑펑 우는 아이, 과제 제출 기한이 다 되어가는데도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느라 결국 제출을 못 하는 아이. 부모님 눈에는 욕심 많고 성실해 보일 수 있지만, 심리 전문가의 눈에는 매우 위험한 신호로 보입니다. 바로 '부적응적 완벽주의(Maladaptive Perfectionism)'입니다.많은 분이 "완벽주의는 성공의 원동력 아닌가요?"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병적인 완벽주의는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학습 효율을 떨어뜨리고, 심각한 우울과 불안을 초래하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완벽을 추구할수록 아이가 무너지는 역설적인 이유와, 아이를 '강박'의 감옥에서 꺼내주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문제집을 펴놓고 멍하니 있거나 아예 엎드려 자는 아이. 부모님 입장에서는 천불이 납니다. "너는 왜 이렇게 의지가 없니?", "남들은 밤새워 공부하는데 넌 뭐 하는 거야?"라며 다그쳐 보지만, 아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해도 안 돼요", "몰라요"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입니다.많은 부모님이 이를 단순한 '게으름'이나 '사춘기 반항'으로 오해하십니다. 하지만 20년 차 학습 상담 전문가로서 진단컨대, 이 아이들은 공부하기 싫은 게 아니라 공부할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된 '학습 무기력증(Learned Helplessness)' 상태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마음의 배터리가 방전된 아이에게 "더 빨리 달려!"라고 채찍질하는 것은 폭력과 다름없습니다.오늘 포스팅..
과거의 학교폭력이 학교 뒤편이나 골목길에서 주먹으로 이루어졌다면, 2024년의 학교폭력은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안에서, 훨씬 더 교묘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진화했습니다. 바로 '사이버 불링(Cyberbullying)'입니다.부모님 눈에는 아이가 그저 방에서 얌전히 스마트폰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액정 속에서 아이는 익명의 다수에게 조리돌림을 당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들으며 영혼이 파괴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20년 차 상담 전문가로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사이버 폭력은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교 후에도, 내 방 침대 위에서도 알람 소리와 함께 폭력은 계속됩니다.오늘 포스팅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아 더 위험한 사이버 불링의 구체적인 유형과 심각성을 진단하고, 피해를 입은 자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