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템플그랜딘 소개
감 독 : 믹 잭슨
주 연 : 클레어 데인즈(템플 그랜딘 역)
조 연 : 줄리아 오몬드(엄마 역), 캐서린 오하라(이모 역), 데이빗 스트래던(칼락 교수 역)
시대배경 : 1950~80년대, 주인공 템플 그랜딘이 태어난 1947년은 자폐증 진단이 시작된 지 4년 정도 되었을 때
2. 템플그랜딘 줄거리
“나의 이름은 템플 그랜딘입니다. 남과 좀 다르죠. 전 그림을 통해 사고하고 생각을 키워 나갑니다.”라고 주인공이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영화는 템플의 이야기를 각 장면별로 연도를 표시하며 회상의 장면을 통해 현재와 과거를 섞어서 이어갑니다. 그래서 편의상 연도별로 영화의 줄거리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951년 엄마는 의사를 통해 템플이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습니다.
의사는 템플이 평생 말을 하지 못할 것이고 전문 시설에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그러나 엄마는 딸을 포기하지 않았고 딸을 교육합니다. 템플은 중학교에 다니던 중 자신을 놀리는 친구를 책으로 때린 일 때문에 퇴학을 당하였고 이 일을 계기로 1960년 뉴햄프셔 기숙학교 과학 교수인 칼락 선생님과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엄마는 기숙학교에 아이들 두고 가는 것이 아이를 포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입학을 포기하려는 엄마에게 칼락 교수는 오히려 아이가 세상에 첫발을 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이를 맡겨 줄 것을 요구하며 템플이 다를 뿐 열등한 것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딸과 인사를 나누고 떠나는 엄마가 눈물을 참으며 뒤를 돌아보았으나 아무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난 딸의 빈자리만 남아있었습니다.
템플은 이곳에서도 다른 학생들의 놀림감이 됩니다.그러나 템플이 어학이나 수학은 어려워하나 형상화가 쉬운 과목에 강한 시각화 능력이 있음을 발견한 칼락 선생님은 직접 템플을 교육하겠다고 나섭니다. 템플에게 칼락 선생님은 착시에 관한 흥미로운 과제를 제시합니다.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템플은 새로운 문 하나를 여는 것에 성공을 한 경험을 얻습니다.
이후 기숙학교에 계속 머물고 싶어 하는 템플에게 칼락 선생님은 대학에 진학하여 하고 싶은 공부를 해 보도록 권유합니다. 템플은 가축을 공부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대학 진학 전 잠시 이모의 목장에 머무르던 중 소들에게 예방주사를 접종할 때 조임 장치를 사용하는 것을 유심히 보던 템플은 직접 조임 장치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을 경험합니다.
1966년 템플은 대학에 진학합니다. 대학 진학 후 그림으로 인식하는 자신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야 했고 자동문을 보며 단두대가 떠올라 통과하지 못합니다. 자신을 진정시킬 수 있는 조임 장치를 개발하였으나 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대학으로부터 거부를 당합니다.
이후 이모의 지지를 받아 대학에서 자신의 조임 장치에 대한 효과에 대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실험하여 인정받게 됩니다. 이후 그녀는 더 이상 강의실에서 뒤쪽 구석진 자리에 앉지 않고 당당하게 앞자리에 앉습니다. 그림으로 기억하는 템플은 소리로 세상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시각장애를 가진 룸메이트에게 엄마의 포옹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을 이해하고 싶어서 조임 장치를 만들었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대학에서 템플은 눈으로 세상을 보지는 못하지만 템플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는 친구를 만난 것입니다. 1970년 템플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강대상에서 자신의 대학생활을 회상하는 글을 낭독합니다. 조임 장치 덕분에 친절과 사랑을 알게 되었고 덕분에 지금의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회전목마라는 노래를 큰소리로 부릅니다. 이후 애리조나 주립대학 대학원생이 되어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이라는 소사육장에서 소의 울음소리와 소들의 이동방향에 관심을 가지며 소의 불안감에 대해 연구하며 소의 눈높이에서 소들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소처럼 엎드려 소가 이동하는 통로를 기어가며 소가 보게 될 상황과 물건들을 관찰하고 기록합니다. 결국 1975년 동물학 석사 학위를 받습니다. 템플은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일을 위해 자신이 열고 들어갈 수 있는 모든 문을 열어 시도합니다. 자신의 여러 시도를 대학 때 룸메이트에게 이야기해 주며 자기 자신은 많은 것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소원을 말합니다. 1981년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중 엄마와 함께 참석한 자폐증 학회에서 템플은 즉흥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삶을 참석한 사람들에게 전합니다. 새로운 문을 엽니다 엔딩 크레딧을 통해 템플 그랜딘이 콜로라도 주립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고 자폐증과 가축관리에 대해 세계 곳곳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으며 북아메리카에서 사육되는 소의 반 이상이 그녀가 고안한 인도적인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3. 감동적이었던 부분
감동적이었던 부분 두 곳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소의 불안감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면서 소의 눈높이에서 소의 시선과 느낌을 이해해 보려는 템플이 바닥에 엎드리는 장면입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시선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고 나 역시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지려고 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진정한 은사인 칼락 선생님의 장례식에서 마지막 인사를 마친 뒤 팔을 벌린 엄마에게 템플이 스스로 다가가 안기는 장면입니다. 딸이 엄마와의 스킨십을 거부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차마 다가가지 못하던 엄마는 기대하지 못했던 딸의 자발적 스킨십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순간 어떤 기분이었을까 감히 상상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나 역시 만나는 발달장애 친구들의 스킨십에 대한 벽을 경험할 때가 가끔 있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는데 그러던 친구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먼저 손을 내밀거나 스킨십을 시도할 때는 템플의 엄마만큼은 아니겠지만 잔잔한 감동이 밀려올 때가 있었습니다.
4. 나의 생각
나는 현재 대체치료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다양한 대상자들 가운데 특수아동 및 청소년을 많이 만나게 되었는데 특별히 자폐성 장애를 가진 대상자를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생소한 그들의 언어, 그들의 생각,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기에는 많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특별히 1:1로 진행하는 기관에서 만나는 한 이용자는 격분과 자해, 타인공격 행동을 보입니다. 수업 중 그의 알 수 없는 격분을 조기에 진정시키지 못하여 팔뚝을 심하게 물린 경험도 있습니다. 그동안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던 이용자였기 때문에 방심하고 있던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사건이었습니다.
영화 <템플 그랜딘>은 실제 인물의 삶을 스크린에 그려 놓은 이 영화를 보면서 그들에 대하여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고 이해의 폭을 좀 더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정말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여인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템플 그랜딘이라는 여인은 자폐증 학회에서 자신의 삶을 회상합니다. 자폐아들이 빙글빙글 도는 것과 바닥을 구르는 등의 자기 자극행위는 신경계를 안정시키며 행동을 억제하는 보상적인 방법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제어되는 것은 공포스럽지만 구르기와 같은 행동을 통해선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포옹의 느낌을 알고 싶어서 자신을 안아주는 장치를 만들었고 그것을 통하여 좀 더 사회적이 되었고 자신이 변화되었음을 이야기합니다.
대부분의 자폐아들이 소리와 색깔에 굉장히 민감하며 지나친 자극을 견디기 힘들어하며 한 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어도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딸이 말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진단을 믿지 않은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딸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인식시켜 주고 자신이 다를 뿐이지 열등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해 주고 딸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격려해 준 어머니가 있었음을 이야기합니다. 자폐증이기 때문에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템플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을 위하여 얼마나 헌신하고 눈물을 흘렸는지를 다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영화를 통해서 자폐를 가진 템플 그랜딘이 설명하는 자폐와 자폐아들의 느낌과 감정에 대하여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재능과 노력이 지금의 템플 그랜딘이라는 동물학자를 만들어 낸 것이겠지만 그녀의 곁에서 지지하며 격려해 준 가족, 선생님,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템플 그랜딘의 모습이 가능하였을 것입니다. 나는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그런 선생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영화를 통해 내가 지금 만나는 아이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고 그들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자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은 나와 다를 뿐, 틀린 것이 아님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나 역시 많은 것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나의 일에, 나의 공부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합니다.
템플 그랜딘이 직접 쓴 <나의 뇌는 특별하다>, <동물과의 대화>라는 두 권의 책도 추천합니다. 두 책을 통해 그녀와 그들의 세계와 생각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추가로 영화에 나오는 단순한 멜로디로 반복되는 배경음악은 묘하게 끌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자폐아들의 특성인 반복적인 행동과 말, 반향어 등을 연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자폐인이 직접 이야기하는 그들의 세계를 듣고 배울 수 있어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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